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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확대, 솔직히 필요하죠" '소수의견' 지키는 의사들

시간:2010-12-5 17:23:32  작성자:패션   출처:초점  查看:  评论:0
内容摘要:18년 만에 의대 정원 확대…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 과목 의사들은 '환영'의대 정원 확대 필요하다지만 교육 현장 혼란스러울까 우려는 여전"의대 정원은 필수 의료 살리기

18년 만에 의대 정원 확대…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 과목 의사들은 '환영'
의대 정원 확대 필요하다지만 교육 현장 혼란스러울까 우려는 여전
"의대 정원은 필수 의료 살리기 위한 필요조건일 뿐"
공공의대 설립·지역의사제 도입 등 후속 대책까지 추진해야
연합뉴스

"오랫동안 의대 정원을 동결해놓은 것이 사실 가장 큰 문제다. 밀린 숙제를 해야되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제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
 
포항트라우마센터 이영렬 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현업에 종사하는 의사로서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서울 의사 10명 중 8명 꼴로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와는 정면으로 역행하는 '소수의견'인 셈이다.
 
이 센터장은 "소위 말해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다'는 말처럼 정부가 보여주기식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에 (의대 정원 확대)로 생기는 이익도 있겠지만, 사회적 비용도 크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의사 수를 늘리면 공공의료 공백, 필수 의료 붕괴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의대 정원을 늘리면 확실하게 공공의료 관련 과에도 의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5058명으로 2천 명 늘리겠다고 밝혔다. 18년간 이어진 의대 정원 동결의 빗장이 풀린 것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배경에는 필수 의료 과목 전공의 지원율이 곤두박질치는 등 필수 의료가 붕괴한 의료계 현실이 꼽힌다.

연합뉴스

실제로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지원 결과'를 조사해보니 소아청소년과·핵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가정의학과 지원율은 50%에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과목들도 산부인과 67.4%, 응급의학과 79.6%, 외과 83.6%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반면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등 인기 과목들 지원율은 150%를 넘겨 정원을 웃돌았다.
 
이 때문에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만난 상당수 의사들은 의대 정원이 늘면서 매해 인력난에 허덕이는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예방의학과 등 필수 의료 과목에 숨통이 트이겠다고 기대하고 있었다.
 
공공의료계에 종사하는 전문의 A씨는 "응급실 야간에도, 소아과에도 의사가 없다. (의대 증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지속되거나 오히려 더 많아질 수 있다"라고 걱정하며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서울의 한 산부인과 의사 김모(33)씨는 "대학병원에서 일할 때 손이 너무 부족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며 "당직도 너무 많이 서고 (의사 한 명당) 환자 수도 너무 많아 의대 증원을 확대하는 방안은 찬성한다"고 반겼다.
 
다만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지만, 필수 의료 의료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며 "산부인과뿐 아니라 '3D 직종'으로 불리는 흉부외과나 신경외과의 낮은 검진 수가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즉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만으로는 필수 의료가 붕괴한 현실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예컨데 당장 내년부터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데, 정작 이들이 의술(醫術)과 인술(仁術)을 배울 교육 현장이 늘어난 정원을 제대로 교육할 여건을 갖췄느냐는 반문도 나온다.
 
연세대학교 박은철 예방의학과 교수는 "2035년까지 의대 정원을 1만 명 늘릴 수 있도록 증원해야 한다"면서도 "내년 65%까지 늘어나는 의대 정원을 교육하기가 쉽지 않을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대학교수가 많지 않아 65% 늘어난 의대 정원을 수용할 수 없다. 교수 한 명이 실습 교육에 두 번씩 들어가야 하고, 기초의학 교수는 그럴 여건조차 되지 않는다"며 "매년 의대 졸업생이 3천 명씩 나오다 5천 명으로 늘면 전공의들을 배치할 공간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 나아가 필수 의료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고치려면 단순히 의대 정원만 늘릴 것이 아니라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도입 등 정부가 후속 대책까지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정원 증원 필요성 및 의사 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우정 법무부 차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덕수 국무총리,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종민 기자
 
앞서 정부도 △지역필수의사제 도입 △지역의료지도 기반 맞춤형 지역수가 도입 △의료인 형사소송 부담 완화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강화 △의료기관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 등 '4대 필수의료 개혁 패키지'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보건의료인 단체인 '더좋은보건의료연대'는 지난 8일 "정부의 의대 증원을 환영한다"라면서도 "지역인재선발전형 60% 확대로는 늘어난 의사 인력이 지역에서 복무한다고 보장할 수 없는 만큼 지역의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 김윤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의대 정원만 늘리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며 "의대 정원 확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요조건이고 정부가 발표한 '필수 의료 대책'을 함께 진행해야 의사가 부족한 곳에 의사 수가 늘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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