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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보고서에 담긴 대통령 평가... 정치적 치명타?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시간:2010-12-5 17:23:32  작성자:종합   출처:지식  查看:  评论:0
内容摘要:[2024 미국 대통령 선거] 윤곽 서서히 드러나는 미국 대선 후보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

특검 보고서에 담긴 대통령 평가... 정치적 치명타?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2024 미국 대통령 선거] 윤곽 서서히 드러나는 미국 대선 후보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 뒤 기자들과의 문답 과정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를 기억하지 못해 한 동안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특검 보고서에 담긴 대통령 평가... 정치적 치명타?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미국 대선 후보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중도 포기하지 않는 한 사실상 11월 대선 후보로 결정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세 차례의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나머지 후보들과 비교가 무의미한 큰 격차를 벌리고 있다.
특검 보고서에 담긴 대통령 평가... 정치적 치명타?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중도 포기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 성인 528명을 대상으로 한 ABC방송과 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무려 86%가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을 재선의 문제점으로 들었다.
특검 보고서에 담긴 대통령 평가... 정치적 치명타?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네 살 차이밖에 안 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는 같은 물음에 62%의 응답자만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지난 2020 대선에서 고령 이슈가 두 후보를 괴롭혔다면 4년이 흐른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히려 덫에서 빠져나간 형국이다. 왜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지 못했을까?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너무 잦다. 국가 이름이나 국가원수의 이름을 혼동하는 것은 예사고 여성인 메르켈 총리의 이름을 남성인 헬무트 콜 전 총리로 혼동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이미 사망한 옛 동료 의원을 거명하며 찾는 일도 있었다.
지난 8일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를 유출했다는 혐의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법적으로 '무혐의'였지만 정치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치명타가 될 특검 조사였다.
보고서에 담긴 '기억력은 나쁘지만 악의는 없는 노인' 표현은 대통령을 보는 미국 국민들의 불안감을 더 키우는 데 일조했다. '기억력도 나쁘고 악의까지 가진' 인물보다는 낫겠지만 지금의 미국 국민들은 차라리 반대의 결과를 바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만약 대통령이 '기억력은 좋은데 악의가 있는' 인물이라면 어떨까? 유권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억력은 나쁘지만 악의는 없는' 인물보다 못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적어도 현재의 미국에는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긍정 평가 낮은바이든 대통령
▲ 로버트 허 특별검사는 뉴욕의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연합뉴스
우선 그에 앞서 명확히 할 것이 하나 있다. 이 판단의 문제가 인간의 인지능력과 윤리능력을 비교하기 위함이라면 기억력이 인지능력의 전부는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작은 일부분이며 심지어 좁은 의미의 인간 인지능력은 기억력과 관계가 없다.
만약 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을 인지능력과 판단능력이 아닌 기억능력으로 본 특검이라면 그의 인지능력과 판단능력에 오히려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검사가 되기 위한 자격시험을 통과했을 테니 기억능력은 문제없겠지만.
로버트 허 특검이 표현한 '기억력'이 종합적 인지능력을 의미했건, 여러 정신 능력 가운데 하나의 예로 삼았건, 미국 국민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그의 능력은 의심이 간다는 낙인을 찍기에 충분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불신의 중심에는 고령에 따른 인지능력 저하 의심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그 의구심을 없애지 못한 대통령 본인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하지만 '기억력'을 '인지능력'과 혼용해 대선 프레임을 만드는 정치권의 천박한 인문학적 기저가 미국 정치의 더 큰 문제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 경제는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도 꾸준히 올라 지난해 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 기준 2.1%를 기록했다.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물가를 잡겠다고 가혹하게 끌어 올린 금리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우려되는 수준이지만 40년 만에 찾아온 위기라는 당초 예상에 비하면 선방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전략의 실패는 금리 인상 시점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한 연방준비제도에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인들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낮다. 그리고 그 낮은 평가의 중심에는 '기억력 나쁜 노인' 이미지가 깊이 깔려 있다. 공화당은 이를 필승의 전략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고 민주당은 이 프레임을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 특검 보고서 직후 바이든 대통령 본인과 민주당은 크게 반발하고, 도널드 트럼프, 니키 헤일리 등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이를 크게 이슈화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 문제가 이슈화될수록 민주당은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반대로 공화당은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심지어 '기억력은 나쁘고 악의가 없는' 이미지의 후보보다 '기억력은 좋고 악의는 다소 있을 수 있는' 이미지의 후보가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 '기억력' 프레임이 '악의' 프레임을 가려 사법적 위기를 희석시킬 수 있는 전략으로 삼을 수도 있을 듯하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지지 성향을 볼 때 그렇다.
도널드 트럼프로 기우는공화당 대선 후보
▲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월 2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자택을 나서면서 지지자들에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명예훼손 재판에 참석해 3분 동안 증언했다.ⓒ 연합뉴스
공화당 후보는 서서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초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성적이 지지자들의 기대만큼 오르지 못하면서 앞으로 더 힘든 경주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가 사실상 헤일리 전 대사의 완주 의지를 가름하게 된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헤일리 전 대사의 태생지며 그가 주지사를 역임한 곳이다. 자신의 정치적 텃밭인 이곳을 챙기지 못하면 앞으로의 기대는 어려워진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떤 현지 여론조사를 봐도 헤일리 전 대사가 웃을 수 있는 결과는 없다. 지난해 말부터 격차가 좁혀지고 있으나 여전히 30% 포인트 전후반의 차이다. 그로서는 이곳에서 승리를 기대하기보다 격차 줄이기를 전략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격차를 좁혀서 앞으로 노릴 수 있는 승부수는 무엇일까? 트럼프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설 가능성은 트럼프, 헤일리 둘 다 이미 배제한 상태다. 그렇다면 남은 전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고 있는 사법 리스크의 수혜자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형사재판만 4건이 진행 중이다. 그 중 성 스캔들을 은폐하기 위한 회계 조작으로 기소된 맨해튼 형사사건의 재판이 3월에 열릴 예정이다. 기밀문서 소지와 문서 회수 방해에 관한 혐의의 공판 기일은 4월로 예정돼 있다.
이 두 건보다 국민 정서를 더 자극할 수 있는 나머지 두 건도 검찰의 손을 떠나 법원으로 향했다.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로 의심받는 '의사당 점거 사건' 관련 혐의와 조지아주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는 각각 연방 검찰과 조지아주 검찰의 조사를 거쳤다.
법 정의가 살아있다면 네 건의 형사재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치명적 굴레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미국은 아닌 듯하다. 오히려 트럼프 지지자들은 더 결집하고 있다. 그들에게 형사 기소는 트럼프를 향한 탄압이고 실제 유죄 판결이 나오더라도 그의 재임을 막지는 못한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들은 악의가 있더라도 기억력 나쁜 노인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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