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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될 때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 문제” 미국 상업용 부동산 [특파원 리포트]

시간:2010-12-5 17:23:32  작성자:오락   출처:핫스팟  查看:  评论:0
内容摘要:지난해 3월 고금리 여파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습니다. 미국의 주요 스타트업을 상대로 영업하던 이 은행은 예금의 상당 부분을 국채에 투자했는데,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

“문제가 될 때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 문제” 미국 상업용 부동산 [특파원 리포트]

지난해 3월 고금리 여파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습니다. 미국의 주요 스타트업을 상대로 영업하던 이 은행은 예금의 상당 부분을 국채에 투자했는데,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자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채권 금리가 오른다는 건, 채권 가격의 하락을 의미합니다) 이 은행의 이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게 원인이었습니다.
“문제가 될 때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 문제” 미국 상업용 부동산 [특파원 리포트]
당시 시그니처 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까지 무너지면서 금융위기가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지만, 미 금융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파장은 더 퍼지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될 때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 문제” 미국 상업용 부동산 [특파원 리포트]
■ 지난해 3월 은행 위기의 데자뷔?
“문제가 될 때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 문제” 미국 상업용 부동산 [특파원 리포트]
최근에 이런 일이 또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고금리와 함께 상업용 부동산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그 충격이 처음으로 드러난 게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입니다.
이미지 Getty Image Bank
NYCB는 지난달 31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억 5천만 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분기 배당금을 17센트에서 5센트로 깎기로 하면서 주가는 하루 새 4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이후 피치가 NYCB의 신용등급을 낮췄고, 무디스는 아예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주가는 더 떨어졌습니다.
NYCB가 이렇게 된 원인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있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1억 8,500만 달러의 부실을 떨어낸 겁니다. 또 5억 5,200만 달러를 대출손실충당금으로, 그러니까 대출이 부실해졌을 때를 대비해 쌓았습니다. 직전 분기 6,200만 달러의 9배에 가까운 규모입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얼마나 심각하길래?
블룸버그가 보도한 MSCI 부동산 자료를 보면 미국의 이런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19.6%입니다. 관련 수치를 조사한 이후 가장 높습니다.(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는 13.5%로 집계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가운데 사무실 부동산이 주목받는 이유는 코로니 19 대유행의 영향 때문입니다. 이때 재택근무를 시작했던 근로자들이 여전히 사무실로 잘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시 예산 분석가들은 20%가 넘는 사무실 공실률이 2026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가격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전역의 사무실 건물 가치가 1조 2천억 달러 떨어졌다는 조사도 있습니다.(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규모는 20조 달러로 측정됩니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숨겨진 불안 요인이 더 있다."
불안 요인이 더 있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이른바 '좀비 임대'입니다.
부동산 임대차 계약은 몇 달, 혹은 일 년 단위가 아니라 몇 년 단위로 맺습니다. 이 기간에는 그 공간이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임대료를 내야 합니다. 실제로는 임대한 공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줄었는데, 공식적으로는 물론 임대중인 것으로 간주됩니다. 계약 만료 시점이 되면 임대 공간을 줄이거나, 해당 공간을 아예 비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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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부동산 조사 회사인 트렙(Trepp)의 수석 상품 담당자인 로니 헨드리는 '좀비'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좀비 임대'가 사라지면 부동산 가치는 더 하락하고, 대출 상환 능력은 떨어질 것이며, 은행의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또 하나는 본격적인 대출 상환 시기가 되면 부동산 가치 하락이 더 표면화될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당시 0%에 가까운 금리에 부동산 소유주들이 대출을 다시 일으켰는데, 금리가 극적으로 높아진 상태에서 가치가 떨어진 부동산으로 다시 대출을 받는 게 힘들어질 것이고, 결국 부동산 부실이 현실화 되면 은행 위기로 퍼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내년까지 1조 달러가 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만기가 돌아온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NYCB의 주가 급락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전조라는 주장입니다.
■"부기맨은 벽장 밖으로 나올까?"
비어 있는 사무실이 불러온 이런 우려를 CNN은 '부기맨'이라고 했습니다. '부기맨'은 벽장 속에 있는 괴물로, 형체를 보이지도 않았는데도 공포를 주는 대상입니다. 미국의 가정 등에서 어린 아이들을 겁줄 때 사용합니다.
관건은 이런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겁니다. 금융 정책 당국은 '시스템 위기'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한 곳에서 시작된 위기가 그와 연관된 분야를 타고 경제 전체 위기로 번지는 걸 의미합니다. '부기맨'이 벽장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면 시스템 위기는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마치 10여 년 전의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말입니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위기론이 과장됐다"며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2000년대 말, 주거용 부동산 가치의 3분의 1이 사라졌는데, 지금으로 치면 16조 달러에 해당한다. 지금 모든 사무실 부동산의 가치가 0이 된다고 해도 손실은 그의 4분의 1 수준일 거다."라고 말입니다.
그렇다고 전혀 우려하지 않아도 될까요? 부동산 대출의 규모와 비중을 따져보면 이렇습니다. 지난해 5월에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이렇습니다. 미국 은행 규제의 중요한 기준점이 자산 1천억 달러인데, 1천억 달러 이상 대형 은행들의 자산은 21조 1천억 달러이고, 그 가운데 위기의 진원지로 거론되는 사무실과 소매용 상업부동산에 대한 대출 규모는 2천1백억 달러로 집계했습니다. 전체 대출의 1% 수준입니다.
또 미국 은행들이, 국내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고금리 시기를 거치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렸습니다. 손실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부기맨'은 현실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의 근거입니다.
다만 소규모 은행들은 그 비중이 높습니다. 전체 자산 7조 4천억 달러 가운데 5천1백억 달러가 사무실과 소매용 상업부동산에 대한 대출자산입니다. 대형 은행들이 부동산 대출을 자제하는 사이, 소규모 은행들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영향입니다. 전체 자산의 7% 수준입니다. 일부는 부동산 대출 비중이 평균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래서 대형 은행들은 문제가 아니겠지만, 일부 소규모 은행은 위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슬로모션..."문제가 될 때까지 문제가 되지 않는 문제"
앞서 거론했던 NYCB는 은행의 위기보다는 '수익성'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강합니다. 특히 NYCB가 급격히 몸집을 불리면서, 규제가 강해지는 1천억 달러 이상으로 자산 규모가 커진 점도 꼽습니다. 부실 가능성을 한 번에 털어내 그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라는 겁니다. 아직 관리 가능하고 보는 의견의 근거입니다.
미국 금융 당국의 시각도 같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일부 소규모 은행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대형 은행들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재현 가능성은 낮다는 겁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도 의회에 출석해 우려는 하고 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단 대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 연준은 상업용 부동산 위기를 반영한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 결과는 올해 중반 발표되는 금융안정 보고서에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은행들의 대출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규모와 이에 따른 배당 정책도 확인할 계획입니다. 개별 주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문제는 한 번에 터지진 않더라도 천천히, 수년간 미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경기 문제와 비슷합니다. 은행이나 부동산 소유주 모두 대출이나 부동산을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서로의 협상을 통해 대출을 더 끌고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은행 시스템 건전성을 책임지는 미국 통화감독청장을 역임한 키스 노레이카는 이 상황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문제가 될 때까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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